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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세상을 본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눈을 감고 하루를 보내야 한다면 어떤 기분일까요? 많은 사람들은 가장 먼저 “불편할 것 같다”는 말부터 꺼냅니다. 식탁에서 음식을 고르는 것부터, 계단을 내려가는 일, 버스를 타는 일, 스마트폰을 보는 일까지… 우리는 온통 시각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인간이 감각을 통해 받아들이는 정보 중 80% 이상이 시각 정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시각은 단순히 눈을 통해 들어오는 이미지의 문제만은 아닙니다. 우리 뇌는 들어온 시각 정보를 해석하고, 의미를 부여하며, 의사결정과 행동으로 이어지도록 가공합니다. 다시 말해, 우리가 보는 세상은 있는 그대로의 세상이 아니라, 뇌가 구성한 현실입니다.
이러한 사실은 한 장의 드레스 사진에서도 잘 드러납니다. 수년 전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었던 ‘#TheDress’ 논란을 기억하시나요? 어떤 사람에게는 파란색과 검정색으로 보이고, 다른 사람에게는 흰색과 금색으로 보이는 동일한 드레스 사진 말입니다. 왜 똑같은 이미지를 보고도 다르게 보일까요? 이는 뇌가 단순히 빛을 수용하는 수동적 장치가 아니라, 주어진 정보를 바탕으로 가장 그럴듯한 세상을 추론하는 능동적 존재임을 보여줍니다 (Brainard & Hurlbert, 2015).
시각은 무엇을 하는가 – 보는 것의 진짜 의미
많은 사람들이 ‘보는 것’을 눈으로 이미지를 받아들이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뇌과학자이자 인지심리학자인 David Marr는 **시각의 기능은 ‘무엇이 어디에 있는지를 알아내는 것’**이라고 정의했습니다 (Marr, 1982). 이 말은 단순해 보이지만, 시각 시스템이 수행하는 복잡한 계산을 함축하고 있습니다.
Marr는 시각을 단순히 감각기관의 기능이 아니라, 정보처리 문제로 간주했습니다. 그는 시각 시스템이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수준에서 작동한다고 주장했습니다.
- 계산 이론 수준: 시각 시스템은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가?
- 표현과 알고리즘 수준: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정보 구조를 사용하고, 어떤 연산을 수행하는가?
- 하드웨어 구현 수준: 생물학적 시스템에서 실제로 어떻게 구현되는가?
예를 들어, 우리는 단순한 점들의 배열을 보고도 그것이 얼굴이라는 사실을 인식합니다. 이는 점들의 배치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의미 부여’ 과정이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Marr의 관점은 뇌가 시각 정보를 받아들일 뿐 아니라, 구조화하고 변환하며, 물체의 경계나 형태, 거리 같은 속성을 계산적으로 추론한다는 사실을 강조합니다.
역광학 문제 – 뇌는 어떤 세상을 보고 있는가?
시각이 단순하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뇌가 2차원적인 자극으로부터 3차원 세계를 역으로 추론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를 심리학에서는 **역광학 문제(inverse optics problem)**라고 부릅니다.
정의: 동일한 2D 시각 자극이, 실제로는 무수히 다양한 3D 현실에서 발생할 수 있다는 인식의 문제
우리는 눈에 맺힌 평면 이미지를 보고도 입체 구조를 인식합니다. 예를 들어, 정사각형으로 보이는 물체는 실제로는 마름모일 수도, 기울어진 평면에 위치한 사각형일 수도 있습니다. 망막에 맺힌 이미지만으로는 정확한 현실을 알 수 없기 때문에, 뇌는 그 중 ‘가장 가능성 높은 해석’을 선택해야 합니다 (Kersten, Mamassian, & Yuille, 2004).
이 개념을 실험적으로 보여준 고전적인 사례는 **Adelson의 ‘체커보드 그림자 착시’**입니다. 이 실험에서는 체스판 무늬에 그림자를 드리운 후, 물리적으로 동일한 회색 칸 두 개를 배치했습니다. 놀랍게도 사람들은 그림자 안에 있는 칸을 훨씬 더 밝게 인식했습니다. 이는 뇌가 단순히 밝기를 측정하지 않고, 광원과 그림자, 주변 대비까지 고려하여 물체의 반사율을 추정한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Adelson, 2000).
이러한 현상은 우리가 ‘보는 것’이 단순한 복사가 아니라, 상황에 대한 해석과 추론을 포함하는 계산 과정임을 나타냅니다.
시각은 감각인가, 추론인가?
여기서 중요한 질문이 생깁니다. 우리는 정말로 '보는 것'을 통해 세상을 아는 걸까요? 아니면, 뇌가 만들어낸 세상을 보고 있는 걸까요? 지금까지의 연구는 후자에 무게를 둡니다. 시각 시스템은 단지 외부 자극을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감각 정보와 과거의 경험, 확률적 가정을 바탕으로 ‘의미 있는 세상’을 구성합니다 (Yuille & Kersten, 2006).
이러한 시각은 뇌가 Bayesian 추론 시스템처럼 작동한다는 가설로도 이어집니다. 즉, 자극 자체가 아니라, 뇌가 가진 ‘선험적 가정(prior)’과 자극의 ‘가능성(likelihood)’을 조합하여 **최종적으로 인식(perception)**을 결정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빛의 방향은 보통 위에서 온다고 가정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 가정이 깨질 때 우리는 **착시(illusion)**를 경험합니다.
이어지는 글에서는, 이렇게 복잡한 시각 경험을 어떻게 수치화하고 과학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지, 심리물리학과 신호탐지이론의 세계로 들어갑니다.
🧪 감각을 수치로 바꾸다 – 심리물리학의 시작
시각이 이렇게 복잡하고 역동적인 추론의 결과물이라는 사실을 이해하려면, 먼저 한 가지 중요한 질문에 답해야 합니다. "도대체 우리가 보는 것을 어떻게 과학적으로 측정할 수 있을까?" 이는 19세기 중반, 감각과 자극 사이의 수학적 관계를 밝히고자 했던 초기 과학자들에게도 똑같이 어려운 질문이었습니다.
그 첫 시도는 **심리물리학(psychophysics)**이라는 분야에서 시작됩니다. 심리물리학은 감각 자극(예: 빛의 세기)과 이에 대한 지각 반응(예: 얼마나 밝게 느끼는가) 사이의 관계를 수치적으로 측정하고 모델링하려는 학문입니다 (Fechner, 1860). 이는 심리학을 측정 가능한 과학으로 바꾸는 계기가 되었으며, 오늘날까지 실험심리학의 핵심 기반이 되고 있습니다.
자극과 감각의 관계를 밝힌 세 가지 법칙
초기 심리물리학자들은 자극의 물리적 강도와 그것에 대한 지각 반응 사이에 예측 가능한 수학적 관계가 있다고 믿었습니다. 대표적인 이론은 다음 세 가지입니다:
- Weber의 법칙 (Weber's Law)
- 정의: 감각 자극의 변화가 지각 가능한 최소 차이(Just Noticeable Difference, JND)가 되기 위해서는 자극의 강도에 비례해야 한다.
예시: 100g짜리 물체를 들고 있을 때, 5g을 추가해야 무게 차이를 느낀다면, 1kg짜리를 들고 있을 때는 50g 이상 추가돼야 차이를 느낀다는 뜻입니다. 감각은 절대적인 변화량이 아니라 상대적인 비율에 반응합니다. - Fechner의 법칙 (Fechner’s Law)
- 정의: 지각된 감각의 크기는 자극 강도의 로그 함수에 비례한다.
의의: 심리적 경험은 자극이 증가함에 따라 점점 덜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을 수학적으로 설명합니다. - Stevens의 법칙 (Stevens’ Power Law)
- 정의: 지각된 감각 강도는 자극 강도의 거듭제곱 함수에 비례한다.
실험 근거: Stevens는 참가자들에게 다양한 강도의 자극(빛, 소리, 압력 등)을 주고, 각 자극을 ‘몇 배로 느껴지는지’를 수치로 표현하게 했습니다. 이 실험을 통해 그는 감각마다 서로 다른 지수값을 갖는다는 점을 발견했습니다 (Stevens, 1957).
이러한 이론은 감각을 주관적 느낌이 아닌, 정량화할 수 있는 과학적 대상으로 바꾸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특히 Stevens의 법칙은 단지 시각뿐 아니라 청각, 통각, 촉각 등 거의 모든 감각 양상에 적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시각 연구의 기반이 되었습니다.
🎯 자극을 감지한다는 것 – 신호탐지이론(Signal Detection Theory)
하지만 심리물리학은 한 가지 중요한 질문을 놓치고 있었습니다. 바로, **우리는 항상 정확하게 감각을 감지할 수 있을까?**라는 문제입니다. 실제로 같은 자극을 여러 번 보여줘도, 사람들은 감지할 때도 있고 못할 때도 있습니다. 때로는 자극이 없는데도 ‘본 것 같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불확실성 하의 지각 판단을 설명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신호탐지이론(Signal Detection Theory, SDT)**입니다 (Green & Swets, 1966).
정의와 원리
정의: SDT는 자극의 존재 여부와는 별개로, 수용자의 내적 판단 기준과 감각 시스템의 민감도를 분리하여 분석하는 이론이다.
즉, SDT는 자극이 있었는가 없었는가의 객관적 사실과, 그것을 감지했는가 아닌가라는 주관적 판단을 구분합니다.
예시 상황
청각 검사를 받을 때, 매우 작은 소리를 틀고 “지금 소리가 들리셨나요?”라고 묻습니다. 여기서 가능성은 네 가지입니다.
실제로 소리가 있음 실제로 소리가 없음
들었다고 응답 (Yes) = Hit | 들었다고 응답 (Yes) = False Alarm |
못 들었다고 응답 (No) = Miss | 못 들었다고 응답 (No) = Correct Rejection |
이렇게 네 가지 결과를 분석함으로써 우리는 **신호에 대한 감각적 민감도(d′)**와 **판단 기준(criterion)**을 분리해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은 ‘실수하더라도 놓치지 않겠다’는 기준을 세워 더 많은 false alarm을 감수하고 적극적으로 탐지하는 반면, 다른 사람은 ‘실수하지 않기’를 우선시하여 놓치는 경우가 많을 수 있습니다.
실험적으로 어떻게 검증되는가?
SDT는 단순한 모델이 아니라 실제 실험을 통해 뇌의 지각과 판단을 분석하는 도구로 사용됩니다. 예를 들어, 시각적 감지 실험에서는 화면에 짧은 시간 동안 희미한 점을 보여주고, 참가자에게 **"점이 보였는가?"**를 반복해서 묻습니다. 실험자는 실제 점이 있었는지 여부와 참가자의 응답을 조합해 위의 네 가지 범주로 분류하고, 민감도와 기준점을 수치화합니다.
이런 방식은 특히 **잡음(noise)**이 많은 환경에서, 즉 감지할 대상이 명확하지 않을 때 지각이 얼마나 정확하고, 판단이 어떻게 조정되는지를 밝히는 데 효과적입니다. 이는 군사 레이더 탐지, 의료 영상 판독, 청각 검사, 인지심리학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되고 있습니다.
👁️🗨️ 시각 민감도는 어떻게 측정되는가?
우리는 어떤 자극에 얼마나 민감할까요? 이 질문은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서, 실제 실험적으로 측정 가능합니다. 가장 널리 사용되는 방법은 **contrast sensitivity function (CSF)**이라는 방식입니다. 이는 인간이 **어떤 주파수(모양의 크기/패턴)**의 자극을, **어느 정도의 대비(contrast)**에서 가장 잘 인식하는지를 측정합니다.
정의: 대비 민감도 함수(Contrast Sensitivity Function)
정의: 다양한 공간 주파수(예: 가는 줄무늬 vs. 굵은 줄무늬)에 대해 인간이 감지할 수 있는 최소 대비값을 측정한 곡선
실험에서 연구자는 점점 더 가늘어지는 줄무늬 패턴을 다양한 명암비로 보여주고, **참가자가 이 패턴을 인식할 수 있는 최소 대비(contrast threshold)**를 측정합니다. 이를 통해 그 사람이 어떤 주파수 영역에서 가장 민감한지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실험 사례: Campbell & Robson (1968)
이 고전적 연구에서는 참가자들에게 다양한 주파수의 줄무늬(그레이팅) 자극을 제시했습니다. 결과는 **가운데 주파수 영역(약 2~4 cycle/degree)**에서 민감도가 가장 높았고, 너무 낮거나 너무 높은 주파수에서는 민감도가 감소했습니다. 이는 인간 시각 시스템이 특정 패턴에 최적화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이후의 **공간 필터링 이론(spatial filtering theory)**에 결정적인 근거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측정은 시각 장애 진단, 디스플레이 설계, 카메라 센서 개발 등 실제 응용에서도 매우 중요하게 사용됩니다.
🧠 눈에서 뇌로 – 시각 정보를 처리하는 경로
시각 자극은 눈에 맺힌 후, 아주 정교하고 체계적인 신경 경로를 따라 뇌로 전달되고 처리됩니다. 이 경로를 통해 단순한 빛 자극이 점차 ‘의미 있는 대상’으로 해석됩니다.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 망막(Retina)
- 시신경(Optic Nerve)
- 시교차(Optic Chiasm)
- 외측슬상체(Lateral Geniculate Nucleus, LGN)
- 일차 시각 피질(Primary Visual Cortex, V1)
- 고차 시각 영역 (Extrastriate Cortex)
망막 – 감각의 첫 관문
시각 정보는 **망막의 광수용기(막대세포와 원뿔세포)**에서 시작됩니다.
- 막대세포(rod cell): 어두운 환경에서 민감, 명암 감지
- 원뿔세포(cone cell): 밝은 환경에서 작동, 색채 감지
망막은 단순한 수용기 구조가 아니라 정보를 부분적으로 전처리하여 뇌에 전달하는 신경망입니다.
LGN과 V1 – 정보 분류와 재구성
망막의 신호는 시신경을 통해 LGN으로 전달됩니다. LGN은 양쪽 눈에서 들어온 정보를 분리하여 6개 층으로 나눠 처리하며,
- Magno 경로(M-pathway): 빠른 움직임, 시간 정보
- Parvo 경로(P-pathway): 고해상도 형태, 색상 정보
로 이원화되어 시각 피질로 전달됩니다.
LGN을 거친 신호는 **일차 시각 피질(V1)**로 도달합니다. 이곳에서 정보는 **망막 위치에 따라 정확히 대응되는 맵(retinotopic map)**으로 구성되고,
**각 뉴런은 특정 자극 특성(예: 방향, 길이, 속도)**에 선택적으로 반응합니다.
Hubel과 Wiesel의 고전 실험
1960년대 Hubel & Wiesel은 고양이의 V1 뉴런 반응을 조사했습니다.
얇은 선을 특정 방향으로 보여주자, 뉴런들이 특정 방향에서만 강하게 반응했습니다.
→ 이 실험을 통해 V1 뉴런은 단순히 ‘보는’ 것이 아니라, 자극의 특정 속성을 해석하는 기능 단위라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이 연구는 시각 정보가 계층적으로 분해되어 처리된다는 개념의 출발점이 되었고, 이론적·신경과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 착시와 뇌의 ‘기본 가정’
시각은 매우 정교한 시스템이지만, 때때로 오류를 일으킵니다. 이 오류는 감각 시스템이 망가졌기 때문이 아니라, 오히려 뇌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기 때문에 발생합니다.
이런 오류의 대표적인 형태가 바로 **착시(illusion)**입니다.
정의: 착시란, 물리적 자극과 지각된 경험이 서로 일치하지 않는 현상입니다.
이는 뇌가 감각 정보를 해석할 때 **세상에 대한 기본적인 가정(prior assumption)**을 적용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동일한 길이의 선분에 방향이 다른 화살표를 붙이면 길이가 달라 보이는 Müller-Lyer 착시가 있습니다.
또한, Adelson의 체커보드 착시에서는 같은 밝기의 회색 칸 두 개가 그림자의 문맥에 따라 전혀 다르게 인식됩니다.
이러한 착시는 뇌가 ‘빛은 위에서 비춘다’, ‘그림자 속의 물체는 더 밝다’ 같은 prior을 적용해 세상을 보정하고 추론하기 때문입니다.
즉, 착시는 뇌의 오류가 아니라 뇌가 불완전한 정보를 보완하려는 방식이 드러난 결과입니다.
🎲 시각은 Bayesian 추론이다 – prior에 따라 세상을 해석하는 뇌
오늘날 시각 인지를 설명하는 가장 유력한 이론 중 하나는 **Bayesian 추론 이론(Bayesian inference theory)**입니다.
정의: 뇌는 감각 정보(likelihood)와 과거 경험, 세계에 대한 일반 지식(prior)을 결합해 **가장 가능성 높은 해석(posterior)**을 선택한다.
즉, 시각은 감각 정보만으로 판단하지 않고, 뇌가 이미 알고 있는 통계적 패턴이나 환경적 규칙을 바탕으로 불확실한 정보를 추론합니다.
🧭 예시 1 – 광원 위치에 대한 prior이 해석을 바꾼다
대부분의 자연 환경에서 빛은 위에서 내려옵니다. 뇌는 이에 따라 “빛은 위에서 온다”는 prior을 내면화합니다.
이를 테스트하는 대표적 자극이 그라디언트가 적용된 원형 이미지입니다:
- 위쪽이 밝고 아래쪽이 어두운 그라디언트 → 뇌는 볼록하게 튀어나온 것으로 인식
- 위쪽이 어둡고 아래쪽이 밝은 그라디언트 → 오목하게 들어간 것으로 인식
→ 동일한 자극이라도, 조명 방향이 prior과 다르게 설정되면 3D 형태 지각이 정반대로 바뀝니다.
🧪 예시 2 – Knill & Richards (1996): prior 의존을 실험적으로 측정한 방법
이제 핵심 질문입니다:
“prior에 따라 다르게 해석했다”는 걸 도대체 실험에서 어떻게 ‘측정’할 수 있었을까?
Knill과 Richards는 이를 매우 정교하게 측정했습니다.
📌 실험 절차
- 자극 설계
- 참가자에게 입체감을 암시하는 원형 이미지를 제시
- 조명 방향이 다르게 설정된 버전을 만들어서,
- **감각 정보(likelihood)**와
- prior(‘빛은 위에서 온다’)
가 일치하거나 충돌하도록 구성
- 참가자 응답 수집
- 자극을 보고 “볼록한가요?”, “오목한가요?” 질문
- 참가자는 각 자극마다 2지선다 응답을 선택
- 조건별 반응 분석
- 조건 A: 감각 정보와 prior이 일치 → ‘볼록하다’ 응답 높음 (예상대로)
- 조건 B: 감각 정보는 ‘오목’, prior은 ‘볼록’ →
→ 이 조건에서도 ‘볼록’ 응답이 많으면?
→ 감각보다 prior에 의존한 해석
- prior 의존도 정량화
- prior 방향으로 응답한 비율을 계산
- 감각 정보와 충돌하는 조건에서조차 prior 응답이 많으면
→ prior 의존적 해석이 일어났다는 행동적 증거
✅ 핵심 요약
이 실험은 참가자의 주관적 응답을 통해, 뇌가 감각 정보보다 prior에 얼마나 의존했는지를 직접 정량적으로 측정했습니다.
자극 조건을 조작하고, 참가자 응답을 비교함으로써, prior 기반 지각 추론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는 점을 과학적으로 증명했습니다.
✅ 3줄 요약
- 인간의 시각은 단순한 감각이 아니라, 뇌가 감각 정보와 과거 경험(prior)을 결합해 가장 가능성 높은 해석을 구성하는 확률 기반 추론 시스템이다.
- 심리물리학, 신호탐지이론, 착시, Bayesian 추론 등은 모두 뇌가 감각을 어떻게 가공하고 왜곡 없이 해석하려 하는지를 정량적/실험적으로 측정해온 접근이다.
- 뇌는 정보가 불확실할수록 감각 정보보다 prior에 더 의존하며, 이는 자극 조건을 조작하고 응답을 분석하는 방식으로 직접 측정 가능함이 실험적으로 입증되었다.
📚 본문 내 인용 참고문헌 (APA 7th 형식)
- Adelson, E. H. (2000). Lightness perception and lightness illusions. In M. Gazzaniga (Ed.), The new cognitive neurosciences (2nd ed., pp. 339–351). MIT Press.
- Brainard, D. H., & Hurlbert, A. C. (2015). Colour vision: Understanding #TheDress. Current Biology, 25(13), R551–R554. https://doi.org/10.1016/j.cub.2015.05.020
- Campbell, F. W., & Robson, J. G. (1968). Application of Fourier analysis to the visibility of gratings. The Journal of Physiology, 197(3), 551–566. https://doi.org/10.1113/jphysiol.1968.sp008574
- Fechner, G. T. (1860). Elemente der Psychophysik. Leipzig: Breitkopf & Härtel.
- Green, D. M., & Swets, J. A. (1966). Signal detection theory and psychophysics. New York: Wiley.
- Hubel, D. H., & Wiesel, T. N. (1962). Receptive fields, binocular interaction and functional architecture in the cat’s visual cortex. The Journal of Physiology, 160(1), 106–154. https://doi.org/10.1113/jphysiol.1962.sp006837
- Kersten, D., Mamassian, P., & Yuille, A. (2004). Object perception as Bayesian inference. Annual Review of Psychology, 55, 271–304. https://doi.org/10.1146/annurev.psych.55.090902.142005
- Knill, D. C., & Richards, W. (Eds.). (1996). Perception as Bayesian inference. Cambridge University Press.
- Marr, D. (1982). Vision: A computational investigation into the human representation and processing of visual information. W. H. Freeman.
- Stevens, S. S. (1957). On the psychophysical law. Psychological Review, 64(3), 153–181. https://doi.org/10.1037/h0046162
- Yuille, A., & Kersten, D. (2006). Vision as Bayesian inference: Analysis by synthesis? Trends in Cognitive Sciences, 10(7), 301–308. https://doi.org/10.1016/j.tics.2006.05.002
- Tong, F. (2018). Foundations of vision. In J. T. Wixted (Ed.), Stevens’ handbook of experimental psychology and cognitive neuroscience: Volume 2. Sensation, perception, & attention (4th ed., pp. 1–62). Wiley.
단일 챕터 인용 (예: Chapter 1만 참고할 때):
Tong, F. (2018). Foundations of vision. In J. T. Wixted (Ed.), Stevens’ handbook of experimental psychology and cognitive neuroscience: Volume 2. Sensation, perception, & attention (4th ed., pp. 1–62). Wil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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