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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억은 어떻게 뇌에 남는가?
― 학습을 실현하는 세 가지 신경과학적 메커니즘과 그 증거
✅ 0. 서론
학습은 행동의 변화다. 하지만 그 변화는 뇌 어디에 남는가?
우리는 매일 새로운 것을 배웁니다.
익숙하지 않던 행동이 반복을 통해 익숙해지고,
기억하지 못했던 정보가 어느 순간 떠오릅니다.
이 모든 변화는 겉보기에 행동의 변화로 나타납니다.
하지만 신경과학은 한 걸음 더 들어갑니다:
그 변화는 뇌 안 어디에 남는가?
뇌는 그 경험을 어떻게 기억하고, 다음 반응을 바꾸는가?
학습이란 뇌의 어느 구조에서,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는지를 밝히는 것은
심리학뿐 아니라 신경과학의 핵심 질문이 되어 왔습니다.
그리고 과학은 지금,
그 질문에 점점 더 구체적으로 답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 1. 학습은 뇌를 어떻게 바꾸는가
― 세 가지 신경생물학적 변화
행동이 변했다면, 뇌 어딘가도 변했을 것입니다.
그 변화가 단순한 흥분 상태가 아니라
재현 가능하고 측정 가능한 구조적 변화라면,
우리는 그것을 학습의 흔적이라 부를 수 있습니다.
신경과학은 이 흔적이 다음 세 가지 방식으로 남는다고 봅니다:
🔹 1-1. 첫째, 신호의 감도가 바뀐다
화학적 변화
같은 입력인데 더 빠르고 강하게 반응하는 것은
신호 전달 방식이 조정되었기 때문입니다.
이 조정은 전달물질의 양, 수용체의 민감도, 시냅스 후 전위의 지속성 등
화학적 요소들의 미세 조율로 실현됩니다.
이 변화는 즉각적이며, 반복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학습의 시작점으로 간주됩니다.
🔹 1-2. 둘째, 신호가 지나는 길이 바뀐다
구조적 변화
경험이 반복되면, 정보 전달 경로 자체가 물리적으로 달라집니다.
시냅스가 새로 만들어지고,
뉴런 간 연결 구조가 재배선되며,
기존보다 더 빠르고 효율적인 회로가 형성됩니다.
이것은 더 깊은 학습,
중기 기억의 물리적 기초로 작용합니다.
🔹 1-3. 셋째, 정보를 처리하는 세포가 새로 생긴다
세포 수준 변화
특히 해마에서는, 학습에 반응해 새로운 뉴런이 생성되는 현상이 관찰됩니다.
이것은 뇌가 단지 기존 회로를 최적화하는 수준을 넘어
정보 처리 능력 자체를 확장하는 과정입니다.
학습은 뇌세포의 수를 증가시킴으로써
장기 기억과 신경 가소성의 핵심 기반이 됩니다.
이제 우리는 학습을 단지 행동의 변화가 아니라,
화학적 조정 → 구조적 재배선 → 세포적 생성이라는
구체적인 신경생물학적 흐름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첫 번째 변화,
즉 신호 감도의 조정은 구체적으로 어디에서, 어떻게 일어날까요?
이제 그 물음을 따라 시냅스라는 장소를 살펴봅니다.
그리고 그 변화가 실제로 어떻게 관찰되고 증명되었는지를 확인합니다.
✅ 2. 신호 전달 감도의 조정
― 첫 번째 메커니즘: 화학적 변화
학습은 뇌에서 다양한 수준의 변화를 일으킵니다.
그중 가장 먼저 작동하는 방식은,
기존의 회로 구조를 그대로 유지한 채 정보 전달의 민감도만을 조정하는 변화입니다.
이것이 바로 학습의 첫 번째 신경생리학적 메커니즘인 화학적 변화입니다.
2.1 변화는 시냅스에서 일어난다
이 변화는 뉴런 간 신호가 전달되는 시냅스(synapse)에서 발생합니다.
시냅스는 한 뉴런의 축삭 말단과 다른 뉴런의 수상돌기 또는 세포체가 맞닿는 부위로,
전기적 신호가 일시적으로 화학적 신호로 변환되는 접합 구조입니다.
이 구조는 단순한 신호 전달 통로가 아니라,
정보가 증폭되거나 억제되며 정밀하게 조율되는 주요 조정 지점입니다.
2.2 “민감도 조정”이란 무엇인가?
‘시냅스 민감도 조정’은 자극의 반복에 따라
시냅스 구성 요소의 화학적・전기적 속성이 변화하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구체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변화가 관찰됩니다:
위치 | 변화 요소 | 기능적 결과 |
---|---|---|
시냅스 전 말단 | 전달물질 방출량 증가 | 신호 전파 확률 및 강도 상승 |
시냅스 간극 | 전달물질 농도・확산 속도 변화 | 수용체 결합 가능성 증가 |
시냅스 후막 | 수용체 수 및 민감도 증가 | 동일 자극에 대한 반응성 향상 |
전기 반응 | 시냅스 후 전위(EPSP) 증가 | 다음 뉴런의 활성화 역치 감소 |
이러한 변화들은 서로 독립적이지 않으며,
동시에 작동하여 시냅스 전체의 반응성을 체계적으로 향상시킵니다.
2.3 Bliss & Lomo (1973): LTP의 발견
이러한 민감도 변화가 실제로 존재한다는 점은
Bliss와 Lomo의 고전적 실험을 통해 처음으로 입증되었습니다.
- 대상: 마취된 토끼의 해마
- 방법:
- Perforant path에 고빈도 전기 자극(100Hz)
- Dentate gyrus에서 시냅스 후 전위(EPSP) 측정
- 결과:
- 자극 직후 EPSP가 뚜렷하게 증가
- 그 변화는 수 시간 이상 지속됨
이 현상은 LTP(Long-Term Potentiation, 장기강화)로 명명되며,
다음과 같은 점에서 학습 연구의 전환점을 만들었습니다:
- 한 번의 고빈도 자극이 시냅스 반응성을 지속적으로 변화시킨다.
- 그 변화는 일시적 흥분이 아니라, 반복 자극 없이도 유지된다.
- 따라서 자극에 의해 유도된 반응성이 뇌에 ‘기억’처럼 남을 수 있다.
즉, Bliss와 Lomo는 학습이 시냅스 수준에서 물리적 흔적을 남길 수 있다는 가설을
최초로 생리학적으로 입증한 것입니다.
2.4 Chen et al. (1996): 인간에게서도 동일한가?
이 현상이 인간 뇌에서도 동일하게 발생하는지를 확인한 것이
Chen과 동료들의 연구입니다.
- 대상: 외과 수술 중 확보된 인간 해마 조직
- 방법: 동물 실험과 동일한 방식으로 LTP 유도
- 결과:
- 자극 후 EPSP가 증가하고,
- 수 시간 이상 그 상태가 유지됨
이 실험은 LTP가 인간 해마에서도
반복 자극에 따른 시냅스 민감도 변화로 작동한다는 것을 입증했습니다.
따라서 동물 모델에서 관찰된 신경 적응 메커니즘이 인간에게도 적용됨을 보여줍니다.
2.5 Heidegger et al. (2010): 살아 있는 인간 뇌에서의 증거
이전 실험들은 조직 수준에서 이루어졌지만,
Heidegger 등은 살아 있는 인간의 뇌에서 동일한 현상이 나타나는지를 관찰했습니다.
- 방법:
- 경두개 자기자극(TMS)을 통해 운동피질에 고빈도 자극
- 운동 유발 전위(MEP) 크기 측정
- 결과:
- 자극 이후 MEP가 상승하고,
- 수 시간 동안 증가된 반응성이 유지됨
이 연구는 비침습적 자극 방식으로도 시냅스 감도 조정이 유도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고,
인간 뇌의 실제 기능 회로에서 LTP 유사 현상이 작동한다는 것을 처음 입증했습니다.
2.6 Meis et al. (2012): 단순 반복이 아닌 패턴의 중요성
Meis와 동료들은
LTP가 단순히 자극의 강도나 빈도에 의해 유도되는 것이 아니라,
자극의 시간적・공간적 구조가 핵심이라는 점을 실험적으로 보였습니다.
- 방법: 자극 간 간격, 위치, 순서 등을 조정한 다양한 조건 실험
- 결과:
- 특정한 패턴(예: 연속성, 동시성)일 때만
- LTP가 안정적으로 유도됨
이 결과는 학습이 단순한 반복이 아니라, 의미 있는 자극 구성에 대한 선택적 반응임을 시사합니다.
즉, 뇌는 정보의 ‘양’이 아니라 ‘조직화된 구조’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2.7 Bourne et al. (2013): 구조 변화의 선행 단계로서의 화학적 변화
Bourne과 동료들은 LTP 유도 후
해마 시냅스를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하여
구조적 변화가 실제로 수반되는지를 분석했습니다.
- 관찰 결과:
- 시냅스 전 말단의 방출 부위 면적 증가
- 시냅스 후 수용체 배열 밀도 증가
- 시냅스 막 구조의 표면 확장
이 결과는 화학적 조정이 단지 기능적 변화에 그치지 않고,
구조 수준의 재조직화로 이어지는 첫 단계임을 입증합니다.
즉, 민감도 변화는 학습의 시작일 뿐만 아니라,
회로 리모델링의 전제 조건이기도 합니다.
2.8 요약 및 결론
시냅스 민감도의 조정은
학습의 가장 빠르고 세밀한 적응 방식입니다.
이 변화는 다음과 같은 의미를 가집니다:
- 감도 조정은 실제로 존재하며, 측정 가능하다.
- 해마를 비롯한 주요 뇌 부위에서 일어나며, 인간에게도 적용된다.
- 단순한 반복보다는 정교한 자극 패턴에 따라 선택적으로 유도된다.
- 구조적 변화의 전단계로서 기능적 기반을 형성한다.
학습은 단지 정보가 저장되는 것이 아니라,
뇌가 기존 회로의 전달 방식을 조정함으로써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상태로 미세하게 변형되는 생리학적 과정입니다.
✅ 3. 회로 구조의 재편성
― 두 번째 메커니즘: 시냅스 수준의 구조적 변화
앞에서 살펴본 시냅스의 민감도 조정은
학습의 초기 단계에서 빠르고 유연한 적응을 가능하게 합니다.
그러나 자극이 반복되고 경험이 누적되면,
뇌는 단순한 조정 수준을 넘어 정보가 흐르는 경로 자체를 재구성하게 됩니다.
이 단계에서 나타나는 변화는
새로운 시냅스 연결이 형성되고, 기존 연결이 강화되며, 불필요한 경로가 제거되는 방식으로
회로 자체가 재편되는 구조적 변화입니다.
3.1 시냅스 수준의 구조 재편이란 무엇인가?
구조적 변화는 다음과 같은 생물학적 조작을 포함합니다:
- 신경세포 간 새로운 시냅스 접합 형성 (synaptogenesis)
- 수상돌기 가지 수와 길이의 증가 → 시냅스 형성 부위 확대
- 축삭 말단의 확장 → 출력 경로의 재구성
이러한 변화들은 학습이 일어나는 부위에서 반복 자극에 반응해
정보를 전달하고 저장하는 경로를 물리적으로 재조직함을 의미합니다.
3.2 왜 구조적 변화가 중요한가?
신호 전달 감도만으로는
다수의 정보를 병렬적으로 처리하거나
장기적 저장 구조를 형성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뇌는 반복된 경험을 통해
더 많이, 더 선택적으로, 더 효율적인 신경 경로를 만들어냅니다.
구조적 변화는 학습된 정보가
특정한 회로 형태로 뇌에 남도록 하는 물리적 토대이며,
이는 단순 적응이 아닌 기억의 고정화 과정입니다.
3.3 Spinelli et al. (1980): 회피 학습 후 시냅스 연결 형성 증가
Spinelli와 동료들은 고양이에게 회피 학습을 반복 훈련한 후,
감각운동 피질 영역에서 신경 구조 변화를 관찰했습니다.
- 방법:
- 일정 기간 회피 학습을 반복한 후
- 감각운동 피질의 신경세포를 전자현미경으로 관찰
- 결과:
- 수상돌기 가지 수 및 길이 증가
- 신경 말단에서 새로운 시냅스 접합 형성 확인
이 실험은 학습이 단순한 기능 변화가 아니라
신경세포 간 연결 구조 자체를 변화시킨다는 물리적 증거를 제공합니다.
3.4 Kolb & Gibb (2008): 환경 자극이 피질 회로를 재구성한다
Kolb와 Gibb는 풍부한 환경 자극이
피질 회로 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습니다.
- 방법:
- 실험쥐를 두 집단으로 나누어
- 1. 자극이 거의 없는 환경
- 2. 미로, 장난감, 사회적 상호작용이 풍부한 환경
- 수 주 후 두 집단의 피질 구조 비교
- 결과:
- 풍부한 환경에 노출된 집단은
- 더 많은 수상돌기 가지, 시냅스 접합 밀도 증가, 회로 복잡성 증가
이 실험은 학습이 외부 자극에 대한 능동적 구조 재편 과정임을 보여주며,
환경과의 상호작용이 신경 가소성의 핵심 동인임을 시사합니다.
3.5 Huttenlocher (1990): 인간 발달에서의 회로 최적화
Huttenlocher는 인간 유아기의 신경 회로가
처음에는 과잉 연결되고, 이후 경험을 통해 정리되는 과정을 정량적으로 분석했습니다.
- 결과:
- 생후 2~3년 동안 시냅스 접합 수는 급격히 증가
- 이후 사용 빈도가 낮은 연결은 선택적으로 제거됨
- 남은 연결은 반복 자극을 통해 더욱 안정화
이 과정은 가지치기(pruning)라고 불리며,
중복된 회로를 제거하고 중요한 회로만 남기는 방식으로 회로를 최적화합니다.
즉, 학습은 정보를 쌓는 것이 아니라
선택적으로 연결을 남기고 나머지를 지우는 과정입니다.
3.6 구조적 변화의 논리적 중요성 요약
- 신경전달 감도 조정은 일시적이고 미세한 변화에 가깝습니다.
- 구조적 변화는 연결 자체를 바꾸기 때문에,
중기적 또는 장기적 기억에 필요한 안정성과 선택성을 제공합니다.
비교 항목 | 감도 조정 (2장) | 구조 변화 (3장) |
---|---|---|
속도 | 빠르다 | 느리다 |
유지 기간 | 수 시간 ~ 수일 | 수일 ~ 수년 |
처리 가능 정보량 | 제한적 | 확장 가능 |
기억과의 관련성 | 민감도 기반 학습 | 회로 기반 기억 |
결론
시냅스 민감도의 조정이 학습의 시작이라면,
시냅스 수준의 구조적 변화는 그 학습을
물리적으로 보존하고 선택적으로 강화하는 방식입니다.
뇌는 반복된 경험에 따라
더 많은 연결을 만들고,
더 중요한 연결만 남겨,
회로 자체를 재조직함으로써 학습을 뇌 안에 구조화합니다.
✅ 4. 새로운 신경세포의 생성
― 세 번째 메커니즘: 신경세포 수준의 변화
학습이 반복되고 정보의 복잡성이 증가하면,
뇌는 기존 회로나 시냅스의 재조정만으로는
충분한 처리를 감당하지 못하게 됩니다.
이때 뇌는 아예 새로운 신경세포를 생성하는 방식으로 학습에 적응합니다.
이것이 학습의 세 번째 신경생물학적 메커니즘인 신경세포 생성(neurogenesis)입니다.
4.1 성인기의 신경세포 생성: 불가능에서 가능으로
한때 신경과학은, 성인의 뇌에서는 더 이상 신경세포가 만들어지지 않는다고 여겼습니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 특히 해마(hippocampus)에서
성인기에도 지속적인 신경세포 생성이 일어난다는 사실이 실험적으로 입증되면서
이 전제는 근본적으로 뒤집히게 됩니다.
신경세포 생성은 다음과 같은 단계를 거칩니다:
- 신경줄기세포가 분열하여 전구세포를 생성
- 이 전구세포가 특정 유전자 발현을 통해 뉴런으로 분화
- 새로 생성된 뉴런이 기존 회로에 통합되어 기능 수행
이러한 과정은 주로 해마의 치아이랑(dentate gyrus)에서 집중적으로 이루어지며,
공간 학습과 기억 처리에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합니다.
4.2 Gould et al. (1999): 학습이 신경세포 생성을 유도한다
Gould와 동료들은 성체 쥐에게 공간 학습 과제를 수행시킨 후
해마에서의 신경세포 생성을 측정했습니다.
- 방법:
- 쥐에게 공간 탐색 과제를 수행하게 하고
- 이후 BrdU(브로모데옥시우리딘)을 투여하여 새로 생성된 세포를 추적
- 결과:
- 학습을 수행한 쥐는 학습하지 않은 대조군에 비해 해마에 더 많은 BrdU 양성 세포를 보유
- 이 세포들은 대부분 뉴런으로 분화
이 실험은 학습이 단지 기존 회로를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세포 생성 자체를 유도할 수 있음을 최초로 보여준 결정적 증거입니다.
4.3 Gould, Reeves, Graziano & Gross: 영장류에서도 나타나는 현상
같은 연구팀은 그 후 영장류를 대상으로 동일한 실험을 반복했습니다.
- 방법:
- 짧은 학습 과제 수행 후
- 해마 및 신피질 영역의 BrdU 양성 세포 수 측정
- 결과:
- 해마뿐 아니라 신피질 영역에서도 새로운 뉴런 생성이 관찰됨
이는 신경세포 생성이 설치류에 국한된 현상이 아니라
고등 포유류에서도 학습에 따라 발생하는 보편적 현상임을 입증한 연구입니다.
4.4 Boldrini et al. (2013): 인간 해마에서도 신경세포 생성
Boldrini와 동료들은 고령 성인의 뇌 조직을 분석하여
신경세포 생성이 인간에서도 노년기까지 지속됨을 입증했습니다.
- 방법:
- 사후 기증된 뇌 조직에서
- 신경전구세포 및 성숙 뉴런 마커를 면역조직화학적으로 분석
- 결과:
- 해마 치아이랑에서 전 생애에 걸쳐 신경세포 생성이 유지됨
- 뇌 건강 및 학습 경험이 이 생성 속도에 영향을 줌
이 연구는 인간에게서도 학습이
기억과 회로 구조뿐 아니라 세포 단위에서도 신경계를 변화시킨다는 근거를 제공합니다.
4.5 Kokaia & Lindvall (2003): 손상 회복과 학습의 상호작용
Kokaia와 Lindvall은 신경 손상 후 회복 과정에서
학습이 신경세포 생성을 촉진할 수 있는지를 분석했습니다.
- 방법:
- 해마 손상 모델을 유도한 쥐에게
- 다양한 학습 과제를 수행시킴
- 결과:
- 학습을 병행한 집단에서 신경세포 재생률이 유의미하게 증가
이 연구는 학습이 단지 회복 이후에 가능한 것이 아니라,
회복을 촉진하는 생리학적 자극으로도 작동한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4.6 왜 신경세포 생성이 중요한가?
시냅스 감도 조정이나 회로 구조의 재배선만으로는
기존 회로의 재활용과 최적화만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학습의 양이 많아지고, 정보가 복잡해지면
정보를 처리할 '공간'과 '자원' 자체가 부족해질 수 있습니다.
신경세포 생성은 뇌가 새로운 정보를 처리할 용량을 물리적으로 확장하는 방식입니다.
또한 새로운 뉴런은 회로에 더 유연하게 통합되며,
기존 기억을 방해하지 않고 새로운 연결을 형성할 수 있습니다.
이는 기억의 간섭(interference)을 줄이고
장기 기억 저장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합니다.
결론
신경세포 생성은
학습이 뇌를 바꾸는 세 번째 방식이며,
기존 자원을 재조정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정보 처리 구조 자체를 확장합니다.
성인의 뇌도 변화할 수 있으며,
학습은 뇌가 스스로를 재건축하고 재생산하도록 유도하는 과정입니다.
이것은 뇌의 가소성(plasticity)이 기능 수준에서 구조 수준을 넘어
세포 수준까지 뻗어 있음을 보여주는 결정적 근거입니다.
✅ 5. 세 가지 변화, 하나의 목적
― 학습의 신경생물학적 메커니즘 비교 정리
지금까지 살펴본 세 가지 신경생물학적 변화는
표면적으로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작동하지만,
모두 공통적으로 학습된 정보를 신경계에 남기는 목적을 지니고 있습니다.
다만 이들이 작동하는 시간적 범위, 대상, 기능 수준, 가역성, 비용은 서로 다르며,
따라서 학습의 성격과 맥락에 따라 각기 다른 방식으로 활용됩니다.
5.1 변화의 범위와 단계
각 메커니즘은 학습의 시간 흐름에 따라 서로 다른 시점에서 작동합니다.
구분 | 작동 시점 | 작용 범위 | 기능 |
---|---|---|---|
화학적 변화 | 자극 직후 | 단일 시냅스 | 전달 민감도 조정 |
구조적 변화 | 반복 학습 후 | 시냅스 간 회로 | 정보 흐름 재구성 |
세포 생성 | 장기 학습 축적 후 | 해마 전체 또는 피질 일부 | 처리 자원 자체 확대 |
학습 초기에는 기존 회로를 빠르게 조정하고,
반복되면 그 회로를 재배선하며,
정보량이 일정 임계치를 넘으면 뇌는 새로운 처리 단위를 만들어냅니다.
5.2 변화의 속도와 지속성
변화는 발생하는 데 걸리는 시간과,
그 변화가 지속되는 시간에서도 차이를 보입니다.
메커니즘 | 변화 속도 | 지속 기간 | 예시 |
---|---|---|---|
화학적 변화 | 빠름 (수 초~분) | 중단기 (수 시간~수일) | LTP, TMS 실험 |
구조적 변화 | 중간 (수일~수주) | 중장기 (수주~수년) | Spinelli, Kolb 실험 |
신경세포 생성 | 느림 (수일~수개월) | 장기 (수개월~수년) | Gould, Boldrini 실험 |
화학적 변화는 빠르게 작동하지만 덜 안정적이며,
신경세포 생성은 느리게 진행되지만 보다 지속적인 기억 저장 기반을 제공합니다.
5.3 기능적 역할 비교
메커니즘 | 주요 기능 | 대응되는 학습 수준 |
---|---|---|
화학적 변화 | 민감도 조정, 신호 증폭 | 조건화, 단기 기억 |
구조적 변화 | 회로 최적화, 경로 강화 | 절차 학습, 습관 |
신경세포 생성 | 자원 확장, 정보 분리 | 새로운 개념 습득, 기억 분리 |
세 가지 메커니즘은 단순히 ‘강함–약함’의 관계가 아니라,
각기 다른 학습 형태에 최적화된 기능을 제공하는 상보적 체계입니다.
5.4 왜 이 구분이 중요한가?
이 세 가지 변화는
단순한 ‘학습의 결과’가 아니라,
학습이 어떻게 작동하고, 왜 가능한지 설명하는 생물학적 기초입니다.
또한 이 구분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실질적 의의를 가집니다:
- 임상적 적용:
- 기억상실 환자에 대한 개입 방식 선택 (예: 해마 손상 시 신경세포 생성 자극)
- 교육학적 적용:
- 반복 훈련 vs. 새로운 맥락 제시의 효과 구분 가능
- 기억의 개인차 설명:
- 회로 가소성과 세포 생성 능력은 유전 및 환경에 따라 다르기 때문
5.5 정리
항목 | 화학적 변화 | 구조적 변화 | 신경세포 생성 |
---|---|---|---|
작동 속도 | 빠름 | 중간 | 느림 |
작용 범위 | 시냅스 단위 | 회로 단위 | 세포 단위 |
주요 기능 | 신호 증폭 | 경로 최적화 | 자원 확장 |
지속성 | 수시간 ~ 수일 | 수주 ~ 수년 | 수개월 ~ 평생 |
대표 위치 | 모든 시냅스 | 감각/운동 피질 | 해마/신피질 |
결론
학습은 단순한 기능 조절이 아니라,
뇌의 물리적・화학적・세포적 구조를 변화시키는 총체적 과정입니다.
이 세 가지 변화는 각각의 속도와 깊이에서
정보의 획득, 저장, 고정을 가능하게 하며,
그 조합과 순차는 학습의 종류에 따라 달라집니다.
우리는 단지 ‘배우는 것’이 아니라,
‘뇌를 바꾸는 방식’으로 배우고 있다.
'심리학 > 학습심리학(James E. Mazur, Amy L. Odum )'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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