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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물 갈망과 조건형성: 뇌는 어떻게 중독을 기억할까?


 

💭1. 약물 갈망과 금단 증상이란?

우리는 약물이 없어도, 특정한 장소나 시간이 되면 갑자기 “담배가 피고 싶다”, “술 생각이 난다”는 강한 갈망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단순한 의지력 부족이 아니라, 우리 뇌가 ‘약물’을 학습했기 때문입니다.

📌 약물 갈망(Craving)이란?

약물 갈망이란 약물을 사용하고 싶은 강한 충동 상태입니다.
단순히 생각이 나는 것을 넘어서, 몸과 마음이 동시에 약물을 원하게 되는 반응입니다.
이 갈망은 보통 특정 단서와 연결되어 나타납니다.
예:

  • 커피를 마시자마자 담배가 생각남
  • 술 마시던 친구를 만나면 술이 당김

 

📌 금단 증상(Withdrawal)이란?

금단 증상은 약물을 끊었을 때 생기는 신체적·정신적 고통입니다.
몸은 약물 없이 불편해지고, 기분도 불안정하거나 짜증이 나고 집중이 안 되는 등의 반응이 나타납니다.

⚙️ 조건형성으로 설명해보면?

심리학에서는 이런 반응을 고전적 조건형성 이론으로 설명합니다.

✅ 학습 전 (기본 반응 구조)
담배(US) → 진정 작용(UR)
✅ 학습 후 (조건화된 구조)
담배 피우던 장소, 시간(CS) → 니코틴을 예측 → 불안, 긴장, 갈망(CR)

뇌는 담배와 함께 자주 나타났던 장소나 시간(CS)을 보자마자 "곧 니코틴이 들어올 거야!"라고 예측하고, 그에 대비하는 보상반응(CR)을 미리 준비합니다.
이 보상반응은 처음 담배의 진정작용(UR)과는 반대로, 긴장, 불안, 갈망처럼 불편한 감정으로 나타납니다.
이것이 우리가 느끼는 갈망의 실체입니다.

⚠️ 왜 처음의 쾌락은 점점 줄어들까요?

약물을 처음 사용할 때는 강한 쾌락을 느끼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효과는 점점 줄어듭니다.
그 이유는 뇌가 스스로 균형을 맞추기 위해 '보상반응(compensatory response)'을 만들어내기 때문입니다.

  • 몸이 약물의 효과를 상쇄하려고 반대 작용을 준비
  • 그 결과 같은 양을 써도 효과가 덜해짐
  • 내성(tolerance)이 생김

2025.05.19 - [심리학/학습심리학(James E. Mazur, Amy L. Odum )] - 고전적조건화: 약물의 내성과 보상적 조건반응!

 

고전적조건화: 약물의 내성과 보상적 조건반응!

🔷 사람도 ‘학습된 내성’을 겪을까? – 조건화 이론으로 본 약물 반응✅ 1. 서론: 내성은 ‘학습된 반응’일 수 있습니다약물 내성(tolerance)은 일반적으로 반복 사용에 따라 약물 효과가 감소

eunjin123123.tistory.com


👉 즉, 약물 갈망과 금단은 뇌가 학습한 조건반응의 결과입니다.
이제 다음 장에서는 이 반응을 치료하는 방법, 바로 단서 노출 치료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2. 단서 노출 치료란?

📌 단서 노출 치료(Cue-Exposure Therapy)의 원리

단서 노출 치료는 약물과 연관된 ‘단서(CS)’에 반복적으로 노출시키되, 실제 약물(US)은 제공하지 않는 방식의 심리 치료입니다.
이 치료의 목표는 단 하나입니다:

CS가 CR을 일으키지 않도록 만드는 것.

즉, 특정 장소·물건·상황(CS)을 보았을 때 자동으로 일어나는 보상반응(CR) ― 예를 들어 갈망이나 불안 ― 을 점차 약화시키는 것입니다.

⚙️ 소거(extinction)란?

단서 노출 치료는 소거(extinction)라는 학습 원리를 기반으로 합니다.

소거란, 조건 자극(CS)에 대해 무조건 자극(US)이 반복적으로 뒤따르지 않으면, 점차 그 자극(CS)에 대한 반응(CR)이 약해지는 현상입니다.

 

2025.05.08 - [심리학/학습심리학(James E. Mazur, Amy L. Odum )] - 고전적 조건화, 습득(acquisition)과 소거(extinction)

 

고전적 조건화, 습득(acquisition)과 소거(extinction)

📘 고전적 조건형성의 기본 현상 (Basic Conditioning Phenomena)🔷 1. 서론행동은 우연히 발생하지 않습니다.반복되는 경험을 통해 행동은 형성되고, 시간이 지나면서 변화하거나 새로운 상황에 맞게

eunjin123123.tistory.com

 

🔄 현재의 문제 구조

약물 사용은 반복될수록, CS와 CR 사이의 연결이 강화됩니다:

담배 피우던 장소(CS) → 약물이 들어올 걸 예상한 뇌의 보상반응(CR)
→ CR의 결과: 불안, 긴장, 갈망(= 금단과 유사한 상태)

즉, 지금 약물이 없는데도, 뇌는 "곧 들어오겠지!" 하고 미리 반작용을 일으킵니다.
이것이 우리가 느끼는 강한 갈망(craving)이며, 때로는 금단 증상처럼 신체적 불편함도 동반됩니다.

✅ 치료의 핵심

단서 노출 치료는 이처럼 CS → CR 연결을 끊어주는 훈련입니다.

뇌가 단서를 받아들일 수 있게 만듭니다: “이 단서, 더 이상 약물이 따라오지 않네?” → 그러면 CR이 점차 약해지고, → 결국 갈망도 줄어듭니다.

 

 

 


🔬 3. 실험과 사례로 알아보는 조건화된 약물 갈망

약물 중독에서 중요한 점은, 약물이 없어도 갈망과 불안 같은 반응이 생긴다는 것입니다.
이는 뇌가 약물과 함께 있었던 단서(CS)에 반응하도록 조건형성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이 조건화된 반응은 실제로 약물 없이도 유발될 수 있을까?
그리고 그 반응을 없애는 방법은 있을까? 아래 네 가지 연구는 이 질문들에 대한 실험적 해답을 줍니다.

3.1. 🧓 Macnish (1859) – 일상 단서가 유발한 갈망

실험 개요
Macnish는 알코올 중독 환자들이 술과 관련된 특정한 시간대나 장소에 있을 때 강한 음주 욕구를 경험한다는 점을 관찰했습니다.
예: 취침 전, 단골 선술집, 식사 후
조건화 구조

[CS] 취침 전, 선술집, 식사 후
    ↓
[CR] 알코올 갈망, 긴장, 초조

소거 절차 없음
이 당시에는 소거 개념이 없었기 때문에 CS는 반복되었지만 US(술)는 제거되지 않음
→ 결과적으로 갈망(CR)은 유지됨

3.2. 🚬 Drummond et al. (1995) – 실험실에서 조건 반응을 소거하다

실험 개요
흡연자들에게 담배, 라이터, 재떨이 같은 흡연 단서(CS)를 반복적으로 보여주되, 절대 담배(US)는 피우지 않도록 했습니다.
조건화 구조

[CS] 담배, 라이터, 재떨이  
    ↓  
[CR] 니코틴 갈망, 불안, 심리적 긴장

소거 구조

[CS] 담배, 라이터, 재떨이  
    ↓  
🙅 [US] 니코틴은 주어지지 않음

👉 뇌의 인식: “이제 이 단서엔 니코틴이 안 따라오네?”
👉 결과: [CR] 갈망, 긴장 반응이 점차 약화됨소거(extinction) 발생

3.3. 🧠 Moon & Lee (2009) – 가상현실로 뇌 반응을 소거하다

실험 개요
흡연자들에게 VR로 만든 흡연 환경(CS)을 반복적으로 보여주고, fMRI로 갈망 관련 뇌 영역의 활동을 측정했습니다.
조건화 구조

[CS] 담배 피우는 가상 공간  
    ↓  
[CR] 갈망, 자율신경 반응, 뇌 활성화

소거 구조

[CS] VR 흡연 장면 반복 제시  
    ↓  
🙅 [US] 실제 흡연은 허용되지 않음

👉 뇌의 인식: “이 환경이 흡연을 의미하지는 않네?”
👉 결과: [CR] 뇌의 갈망 반응이 점차 감소 → fMRI상 편도체·전두엽 등 관련 뇌 영역의 활성 저하

3.4. 🍫 Van Gucht et al. (2008) – 음식 중독도 소거될 수 있다

실험 개요
초콜릿 중독 성향을 가진 사람들에게 초콜릿 관련 단서(CS) (이미지, 냄새, 포장지 등)을 반복 제시하고, 실제 초콜릿은 주지 않음.
조건화 구조

[CS] 초콜릿 이미지, 냄새, 포장  
    ↓  
[CR] 갈망, 침 분비, 심박수 증가

소거 구조

[CS] 초콜릿 단서 반복 노출  
    ↓  
🙅 [US] 실제 초콜릿은 제공되지 않음

👉 뇌의 인식: “이 냄새나 포장은 더 이상 먹는 걸 의미하지 않네?”
👉 결과: [CR] 생리적 반응 및 주관적 갈망이 점차 약화됨

✅ 네 실험의 핵심 공통점

  • 모두 단서(CS)가 강한 갈망 반응(CR)을 유도
  • 반복 노출 + US 제거(소거)를 통해 CR이 점차 약화됨
  • 이는 단서 노출 치료가 조건형성 이론에 기반해 효과적으로 작동한다는 실험적 증거

 

 

 


 

4.❓조건화된 갈망은 왜 쉽게 사라지지 않을까?

단서 노출 치료는 조건화된 갈망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지만, 현실에서는 갈망이 쉽게 되살아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이유는 조건형성의 특성과 관련된 여러 심리학적 요인들 때문입니다.

4-1. 소거는 ‘잊는 것’이 아니라 ‘억제하는 것’

소거(extinction)는 CS와 CR 사이의 연결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이 아닙니다.
  • 뇌는 여전히 예전의 연결("CS → US") 기억을 갖고 있음
  • 소거는 그 기억 위에 "CS 다음엔 US가 오지 않는다"는 새로운 학습을 덧씌우는 것

⚠️ 그래서 어떤 계기를 통해 예전의 기억이 다시 활성화되면, CR이 갑자기 되살아날 수 있습니다.

4-2. 맥락(Context)에 따라 소거 효과가 달라진다

단서 노출 훈련이 치료실에서 일어났다면, 실제 중독이 발생하던 현실 공간과는 맥락이 다릅니다.

뇌는 “여긴 그 장소랑 달라. 아마도 여기선 약물이 올 거야.” → 소거된 반응이 일반화되지 않음

이런 현상을 맥락 의존성(context dependence)이라고 하며, 실제로 재발률을 높이는 중요한 원인입니다.

4-3. 시간이 지나면 다시 나타나는 자발적 회복(spontaneous recovery)

소거 훈련 직후에는 CR이 줄어들지만, 시간이 지나면 뇌는 다시 원래의 연결을 더 강하게 활성화시킬 수 있습니다.

“옛날 기억이 다시 떠올라서” → CR이 되살아나는 것

 

✅ 핵심 정리

  • 조건자극(CS)과 조건반응(CR)의 연결은 쉽게 학습되지만,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 소거는 억제일 뿐, 언제든 다시 원래의 반응이 튀어나올 수 있습니다.
  • 맥락, 시간, 감정 상태 등이 소거 효과를 방해할 수 있기 때문에, 치료 전략은 더 정교해야 합니다.

 


 

🛠 5. 치료는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

이전 장에서 본 것처럼, 단순한 단서 노출만으로는 갈망을 완전히 없애기 어렵습니다.
실제 치료에서는 다양한 전략을 함께 사용해야 더 효과적인 변화가 가능합니다.

5-1. 다양한 맥락에서 반복 노출하기 (맥락 일반화)

뇌는 “단서가 어디에 나타났느냐”에 매우 민감합니다.

그래서 훈련은 다양한 장소, 시간, 상황에서 반복되어야 합니다.

  • 집, 거리, 직장 등 현실적 환경에서
  • 다른 감정 상태(기쁠 때, 슬플 때)에도 노출해 보기

→ 이렇게 해야 뇌는 “어디서든 약물은 더 이상 오지 않는다”는 것을 일반화합니다.

5-2. 단서 노출 + 대체 행동 훈련

단서 노출만 반복하면 지루하고 고통스러울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갈망이 생길 때 취할 수 있는 행동을 함께 훈련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시:

  • 담배 단서가 주어졌을 때, 깊은 호흡하기
  • 술 생각이 날 때 물 마시기, 산책하기 등

CR이 나오기 전에 다른 행동으로 뇌의 예측을 깨는 것

5-3. 자기관찰과 상황 회피의 병행

단서 노출이 중요하긴 하지만, 자신이 아직 감당할 수 없는 자극은 회피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 유혹이 너무 강한 초반에는 단서 회피도 전략적으로 사용
  • 점진적으로 약한 단서부터 노출시켜 훈련 범위를 넓힘

 

✅ 핵심 정리

  • 효과적인 치료는 단서 노출 + 맥락 일반화 + 대처 행동 학습이 함께 이루어져야 합니다.
  • 갈망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갈망이 와도 그에 휘둘리지 않도록 훈련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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