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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퍼셉트론 시리즈 1회차
Rosenblatt (1958) “The Perceptron: A Probabilistic Model for Information Storage and Organization in the Brain”
1. 왜 뇌는 기억하고, 인식하고, 생각할 수 있을까?
F. Rosenblatt은 이 논문의 시작에서 다음 세 가지 질문을 던집니다. 이는 단순한 궁금증이 아니라, 뇌를 수학적으로 설명하고 싶은 과학자라면 반드시 답해야 하는 핵심 질문이기도 합니다.
- 생물은 세상에 대한 정보를 어떻게 감지(감각)하는가?
- 감지한 정보는 뇌에 어떻게 저장(기억)되는가?
- 저장된 정보는 우리의 행동이나 인식에 어떤 방식으로 영향을 주는가?
이 중에서 1번, 감각의 과정은 감각생리학(sensory physiology) 의 영역으로, 비교적 잘 연구되어 있는 주제입니다.
하지만 기억과 행동을 연결하는 메커니즘(2번과 3번)은 1958년 당시에도 여전히 미지의 영역이었습니다. Rosenblatt은 이 두 가지 질문을 파고들어, 신경망의 수학적 모델로 설명하려고 시도합니다. 그것이 바로 퍼셉트론(perceptron) 입니다.
전문용어 해설 🔍
- 감지(Sensation): 외부 자극(예: 빛, 소리, 냄새 등)을 신경계가 받아들이는 과정.
→ 예시: 눈으로 빛을 보는 것, 귀로 소리를 듣는 것. - 기억(Memory): 감지된 정보가 사라지지 않고 뇌 속에 ‘남아 있는’ 상태.
→ 예시: 친구 얼굴을 나중에 다시 알아보는 것. - 행동(Behavior): 감지된 정보나 기억된 정보에 따라 반응하거나 움직이는 것.
→ 예시: 화재 경보음을 듣고 도망가는 것.
2. 기억은 ‘사진’일까, ‘길’일까? 두 가지 뇌 모델의 대결
Rosenblatt은 기억이 뇌에 저장되는 방식에 대해, 학계에 존재하던 두 가지 경쟁 이론을 설명합니다.
🧩 첫 번째: 코드 기반 이론 (사진처럼 저장)
이 이론은 기억이 마치 디지털 사진이나 코드처럼 저장된다고 봅니다. 즉, 감각 자극 하나하나가 뇌의 어딘가에 정확하게 기록된다는 것이죠.
- 비유: 사진을 찍으면, 그 장면이 픽셀 단위로 그대로 저장됨
- 뇌에 입력된 자극 → 특정 뉴런 패턴 → 그것이 "기억"
- 대표 학자: McCulloch & Pitts, 디지털 논리 기반 뇌 모델
🧠 예시:
친구 얼굴을 보면, 특정 뉴런들이 정확히 그 얼굴 정보를 기록함. 마치 USB에 사진 저장하듯.
🔗 두 번째: 연결주의 이론 (자극의 ‘길’이 생긴다)
Rosenblatt이 지지하는 이쪽 이론은, 기억이 자극이 지나간 연결 경로(시냅스 경로)로 형성된다고 봅니다. 즉, 자극이 오면 뉴런들 사이의 연결이 강화되거나 생기며, 그것이 곧 기억이 되는 것이죠.
- 비유: 자주 걸어간 산길은 길이 생기듯, 자극이 지나가면 연결이 생김
- 자극을 반복하면, 해당 반응을 유도하는 경로가 강해짐
- 대표 학자: Donald Hebb ("함께 발화한 뉴런은 연결된다")
🧠 예시:
친구 얼굴을 반복적으로 보면, ‘그 얼굴 → 친숙함’이라는 연결 경로가 강해지고, 나중엔 자동으로 알아봄.
Rosenblatt은 왜 연결주의 이론을 선택했을까?
“기억은 사진처럼 저장되지 않는다. 대신, 반응 경로(연결) 자체가 변화한다. 뇌는 자극을 저장하지 않고, 자극에 따라 행동 반응 경로를 바꾼다.”
그는 뇌가 자극을 재현하는 저장 장치가 아니라, 자극에 따라 반응을 바꾸는 동적 네트워크라고 봤습니다.
이것은 퍼셉트론의 구조에 그대로 반영됩니다.
전문용어 해설 🔍
- 코드 기반 기억(coded representation): 감각 자극을 일종의 코드(정보)로 바꿔 저장하는 모델.
→ 예시: 문서를 PDF로 스캔해 저장하는 것. - 연결 기반 기억(connectionist model): 감각 자극에 의해 뉴런 간 연결이 생기거나 강화됨으로써 기억이 생긴다는 모델.
→ 예시: 자주 가는 길은 발자국이 나듯, 자극도 지나간 길이 생긴다.
3. 퍼셉트론의 뇌 모형: 시냅스를 본뜬 인공 신경망
이제 Rosenblatt이 제안한 퍼셉트론(perceptron)의 구조를 봅시다. 그는 뇌를 구성하는 뉴런들을 단순한 수학적 단위로 바꾸고, 감각 → 연결 → 반응이라는 전체 흐름을 모델링했습니다.
퍼셉트론의 구성 요소:
구성 요소 | 생물학적 대응 | 역할 | 설명 예시 |
---|---|---|---|
S-unit | 감각세포 (눈, 피부 등) | 자극을 감지 | 빛을 받아들이는 눈의 시세포 |
A-unit | 연합 뉴런 | 중간에서 정보 처리 | 정보 조합, 판단 역할 |
R-unit | 운동 뉴런 또는 반응 세포 | 반응 실행 | 팔을 들게 하거나, 말하게 함 |
그림으로 본 퍼셉트론 구조 (논문 Fig.1 기준)
- 자극(S) → 눈, 피부 등에 해당
- 연결(A) → 중간 처리, 여러 S 자극을 조합
- 반응(R) → 특정 행동 출력 (예: 도망가기, 말하기 등)
![Fig1 간단화 버전 이미지 삽입 가능 위치]
퍼셉트론은 다음과 같은 순서로 작동합니다:
자극이 들어오면 → 여러 뉴런들이 무작위로 연결된 경로로 신호를 전달 → 일정 기준 이상이면 반응 뉴런이 반응 → 특정 행동이 일어남
중학생용 비유 🎓
"학교 방송 시스템을 떠올려 보세요."
- S-unit: 마이크 (감각)
- A-unit: 믹서기와 앰프 (중간 처리)
- R-unit: 교실 스피커 (반응)
마이크로 말하면, 앰프에서 소리를 조절해, 스피커로 보내는 것처럼 퍼셉트론도 입력 → 처리 → 출력의 흐름을 갖습니다.
왜 이런 구조가 중요한가?
- 무작위 연결(random connection): 생물학적 뇌도 처음엔 랜덤한 연결로 시작됨
- 경로의 강화: 반복 학습을 통해 자주 쓰는 경로가 강해지고, 그게 곧 기억이 됨
- 동적 시스템: 뇌는 변화하는 시스템이라는 걸 수학적으로 모델링함
🧠 퍼셉트론 시리즈 2회차
Rosenblatt (1958) “The Perceptron: A Probabilistic Model for Information Storage and Organization in the Brain”
4. 퍼셉트론은 어떻게 배우는가?
신경세포의 연결 강화 원리
퍼셉트론은 단순한 입력-출력 장치가 아닙니다.
이 모델이 진짜 흥미로운 이유는, 학습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즉, 처음엔 아무 것도 몰라도, 여러 자극을 경험하며 "어떤 입력 → 어떤 반응"이 적절한지를 점점 더 잘 알아차리는 방식으로 변화할 수 있습니다.
학습은 어떻게 일어날까?
퍼셉트론의 학습은 A-unit과 R-unit 사이의 연결 강도(value)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그리고 이 연결 강도는 자극이 얼마나 자주 활성화되었는가에 따라 변합니다.
많이 쓰는 연결은 강해지고, 안 쓰는 연결은 약해진다.
이 원리는 생물학적으로도 근거가 있습니다. Donald Hebb(1949)의 유명한 말이 있죠:
“함께 발화하는 뉴런은 연결된다.” (Cells that fire together, wire together)
퍼셉트론의 반응 단계 구조 🧠
Rosenblatt은 퍼셉트론의 반응 단계를 다음 두 단계로 나누었습니다:
단계 | 이름 | 설명 |
---|---|---|
1단계 | Predominant phase | 자극을 받은 A-unit들이 반응하기 시작함. R-unit은 아직 반응하지 않음. |
2단계 | Postdominant phase | A-unit들이 만든 반응 중에서 R-unit 하나가 선택됨. 경쟁에서 이긴 R-unit이 나머지를 억제함. |
중학생용 예시 🎓
"학급에서 친구들이 서로 다른 의견을 낸다고 생각해보세요.
처음에는 모두가 자기 의견을 말하지만(1단계), 결국 반장이 한 가지 의견을 채택하고 나머지는 따라가죠(2단계)."
이처럼 퍼셉트론도 여러 A-unit이 서로 반응하다가, 가장 강한 연결을 가진 R-unit 하나가 “내가 정답이야!” 하고 반응을 주도하게 됩니다.
강화 방식에 따른 학습 시스템 종류
Rosenblatt은 학습 방식의 차이에 따라 세 가지 시스템을 구분했습니다:
시스템 | 원리 | 생물학적 해석 | 특징 |
---|---|---|---|
α 시스템 | 자극을 받을 때마다 A-unit의 value 증가 | 뉴런의 활동성이 축적됨 | 단순하고 점진적인 학습 |
β 시스템 | 전체 source-set에 일정량의 강화 분배 | 자원(영양분, 에너지)을 고르게 나눔 | 안정적인 값 유지 |
γ 시스템 | A-unit들 사이에 경쟁이 존재함 | 활발한 뉴런이 자원을 뺏어감 | 경쟁 기반 학습 (비교적 현실적) |
전문용어 해설 🔍
- value (V): A-unit이 반응을 유도하는 강도. 쉽게 말해 “얼마나 잘 반응하느냐”를 나타냄.
→ 활동성, 대사 상태 등과 연결됨. - source-set: 특정 R-unit으로 신호를 보내는 A-unit들의 집합.
→ 예시: 특정 반응(예: 도망가기)을 유도하는 뉴런 집합.
요약: 학습은 곧 연결 강도의 변화다
- 자극이 반복되면 → 특정 경로를 따라 A-unit들이 자주 활성화됨
- 그러면 그 A-unit들의 value가 증가함
- 결국 그 A-unit → R-unit 연결이 강화되어, 나중에 같은 자극이 왔을 때 더 빠르고 강하게 반응하게 됨
5. 수학은 왜 필요할까?
뇌 속 퍼셉트론을 수식으로 풀다
퍼셉트론의 원리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수학적으로 정리된 모델이 필요합니다.
Rosenblatt은 단순히 구조를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 퍼셉트론이 어떻게 반응하고, 어떻게 학습하는지를 확률 변수와 수식으로 모델링했습니다.
주요 변수 정리
기호 | 의미 | 쉽게 말하면 |
---|---|---|
Pa | 특정 자극이 A-unit을 활성화할 확률 | “이 자극에 A-unit이 얼마나 자주 반응할까?” |
Pc | 자극 A와 자극 B를 모두 활성화시키는 A-unit의 조건부 확률 | “두 자극이 얼마나 비슷한 경로를 활성화시킬까?” |
Nar | 자극 시 활성화된 A-unit 수 | “몇 개의 중간 뉴런이 반응했는가” |
Z | 퍼셉트론이 정답을 고를 확률을 결정하는 핵심 지표 | 높을수록 정답률이 올라감 |
공식 한 줄로 요약 📐
퍼셉트론의 정답률을 계산하는 기본 공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P = P(Nar > 0) · Φ(Z)
→ Nar이 0보다 클 확률 × 정규분포 함수 Φ(Z)
이 수식은, 퍼셉트론이 얼마나 정확하게 자극에 반응할 수 있는지를 확률적으로 계산합니다.
수식의 뇌과학적 의미
- 이 모델은 단 하나의 A-unit 반응도 없다면, R-unit은 반응하지 않는다는 걸 전제로 합니다.
→ "최소한 하나는 불이 켜져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 Z값이 크다는 것은 → 원하는 반응을 유도하는 연결 경로가 강해졌다는 의미입니다.
→ 뇌 속에서 학습이 진행된 상태.
중학생용 비유 🎓
"친구 집에 가는 여러 길이 있다고 해보세요.
자주 다니는 길은 편하고 익숙해서 빠르게 갈 수 있어요.
반대로 처음 가는 길은 헷갈리죠.
퍼셉트론도 마찬가지예요.
자극이 자주 지나간 연결은 더 ‘강해져서’ 다음엔 더 쉽게 반응하게 돼요."
왜 수학으로 설명했을까?
Rosenblatt은 뇌가 복잡하고 구조가 불명확하더라도, 확률적인 시스템으로 설명하면 예측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이건 단순한 뇌 모방이 아니라, 인지 체계 전체를 물리 변수로 설명하려는 시도였습니다.
🧠 퍼셉트론 시리즈 3회차
Rosenblatt (1958) “The Perceptron: A Probabilistic Model for Information Storage and Organization in the Brain”
6. 실제 뇌와 얼마나 닮았을까?
퍼셉트론의 생물학적 한계
퍼셉트론은 분명 놀라운 아이디어였습니다. 하지만 Rosenblatt 본인도 인정했듯, 퍼셉트론은 인간 뇌의 모든 기능을 재현하진 못합니다.
퍼셉트론이 잘하는 일
- 단순 자극 → 반응 학습
- 패턴 인식 및 구분 (circle vs square)
- 유사 자극에 대한 일반화 능력
퍼셉트론이 어려워하는 일
- 상대적 판단 (예: 왼쪽 vs 오른쪽)
- 관계 추론 (A가 B보다 크다)
- 시간 순서 이해 (먼저 나왔던 자극 찾기)
Goldstein의 뇌손상 환자 예시
Rosenblatt은 퍼셉트론의 한계를 설명하면서, Kurt Goldstein이 연구한 뇌손상 환자 사례를 인용합니다.
어떤 환자들은 “사과를 집어주세요”는 이해하지만,
“사과보다 왼쪽에 있는 것을 집어주세요”는 이해하지 못합니다.
이건 단순한 자극-반응이 아니라, 자극들 간의 관계를 비교하고, 그 결과에 따라 행동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퍼셉트론은 이런 ‘관계 기반 판단’(relational abstraction) 을 처리하지 못합니다.
전문용어 해설 🔍
- 관계 추론(Relational judgment): A와 B를 비교하여 ‘왼쪽’, ‘더 크다’, ‘먼저’ 같은 상대적 정보를 파악하는 과정
- 패턴 인식(Pattern recognition): 이미지나 소리 등 자극을 분류하고 알아보는 능력
→ 퍼셉트론은 이건 잘함!
왜 퍼셉트론이 관계 추론을 못할까?
퍼셉트론은 자극이 들어오면 바로 R-unit 하나를 활성화하는 단층 구조(single-layer network)입니다.
그래서 여러 자극을 비교하거나, 추상적인 개념을 형성하기 어렵습니다.
- 자극 A를 보고 → 반응
- 자극 B를 보고 → 또 다른 반응
하지만 A와 B를 동시에 비교해서 관계를 따지는 과정이 없음
이러한 한계를 Rosenblatt은 인정하면서도, 이 모델이 단순한 시뮬레이션이 아닌, 뇌를 수학적으로 분석하려는 첫걸음이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7. 학습이 가능한 이유
퍼셉트론에서 배운 뇌의 일반화 원리
퍼셉트론이 가진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학습한 자극과 ‘비슷한’ 자극에도 반응을 잘한다는 것, 즉 일반화(generalization) 능력입니다.
일반화란?
한 번도 본 적 없는 자극이 와도, 이전에 본 것과 비슷하다면 올바른 반응을 할 수 있는 능력
예시:
- 강아지 그림 10장을 보여주며 “강아지야”라고 학습시킴
- 11번째 새로운 강아지 사진에도 “강아지”라고 반응
이건 뇌가 단순히 암기만 한 게 아니라, 공통된 패턴을 파악해 ‘강아지’라는 범주를 형성했다는 것입니다.
퍼셉트론이 일반화를 어떻게 해내는가?
핵심은 Pc (조건부 반응 확률) 값입니다.
- 학습한 자극들과 새로운 자극 사이에 같은 A-unit을 활성화시키는 비율(Pc)이 높으면,
- 퍼셉트론은 그 새로운 자극도 기존 범주에 속한다고 판단하게 됩니다.
차별적 환경 vs 이상적 환경
Rosenblatt은 실험 환경을 두 가지로 나누었습니다:
구분 | 설명 | 퍼셉트론 성능 |
---|---|---|
이상적 환경 (ideal) | 완전 무작위 자극, 범주 없음 | 일반화 불가능, 암기만 가능 |
차별적 환경 (differentiated) | 자극들이 특정 ‘범주’나 ‘클래스’를 가짐 | 일반화 가능, 범주 학습 가능 |
예시: 차별적 환경
- 클래스 A: 동그라미 모양만 모아둔 자극
- 클래스 B: 네모 모양만 모아둔 자극
→ 이 경우 퍼셉트론은 ‘모양’이라는 특징을 기준으로 범주화 가능
일반화를 가능하게 하는 조건
퍼셉트론이 잘 일반화하려면, 다음 불등식이 성립해야 합니다:
Pc (같은 클래스 내 유사도) > Pa (전체 평균 반응 확률) > Pc (다른 클래스 간 유사도)
즉, 같은 범주 내 자극들끼리는 비슷한 A-unit을 자극하고,
다른 범주 자극은 다른 A-unit을 자극하도록 설계되어야 합니다.
수학적 요약 📐
퍼셉트론은 결국 확률적으로 학습하는 모델입니다.
- Pa가 너무 높거나 낮으면 학습이 잘 되지 않고
- Pc가 클래스 간에 구별되지 않으면 일반화가 어렵습니다.
따라서 퍼셉트론의 일반화 능력은 자극 분포 + 신경망 구조의 상호작용에 따라 결정됩니다.
퍼셉트론이 알려주는 뇌의 원리
뇌는 단순히 “그 자극을 봤는가?”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그 자극이 어떤 자극들과 비슷한가?”를 따져서 범주화하고, 그 범주에 반응하는 회로를 점점 강화합니다.
🧠 퍼셉트론 시리즈 4회차
Rosenblatt (1958) “The Perceptron: A Probabilistic Model for Information Storage and Organization in the Brain”
8. 기억은 어디에 저장될까?
퍼셉트론이 말하는 분산 기억(distributed memory) 의 원리
기억이라고 하면 보통 어디 한 곳에 저장된 정보를 떠올리기 쉽습니다.
예를 들어 컴퓨터에서는 어떤 파일이 정확한 주소에 저장되어 있고, 그걸 불러오면 정보를 다시 볼 수 있죠.
하지만 뇌는 다릅니다. 뇌는 정보를 특정한 뉴런 하나에 저장하는 게 아니라, 여러 뉴런들에 흩어져 분산된 형태로 저장합니다. 퍼셉트론도 이와 같은 구조를 갖습니다.
퍼셉트론의 분산 기억 구조
퍼셉트론에서는 어떤 자극에 대한 반응을 유도하는 뉴런들이 한두 개가 아니라 수많은 A-unit들에 나눠져 있습니다.
그리고 이 A-unit들은 여러 반응(R-unit)에 동시에 관여할 수도 있습니다.
예시
- A-unit 1: 자극 A에도 반응하고, 자극 B에도 일부 관여
- A-unit 2: 자극 A와 자극 C에 관여
→ 기억은 어느 한 뉴런이 아니라 그 뉴런들이 이루는 패턴 안에 존재
장점: 기억의 회복 탄력성
이런 분산 구조 덕분에, 일부 뉴런이 손상되더라도 전체 반응에는 큰 영향이 없습니다.
“일부를 잃어도 전체 기능은 유지된다.”
중학생용 비유 🎓
“친구 생일파티에 간 기억을 떠올릴 때, 장소, 사람, 음악, 음식이 따로따로 저장되어 있다고 생각해보세요.
그중 음식이 잘 기억나지 않아도 전체 파티 분위기는 여전히 떠오르죠. 뇌도 마찬가지예요.”
뇌과학에서의 의미
이 구조는 해마(hippocampus)와 피질(cortex) 사이의 상호작용 구조에서도 발견됩니다.
기억은 특정 장소가 아니라, 다수의 시냅스 연결과 뉴런 패턴 속에 저장됩니다. 이게 바로 분산 기억(distributed memory)입니다.
전문용어 해설 🔍
- 분산 기억(distributed memory): 하나의 정보가 여러 뉴런에 나눠 저장되어 있는 구조.
→ 컴퓨터 파일이 하나의 폴더에 저장된 것이 아니라, 여러 서버에 쪼개져 저장된 것과 유사. - 국소 기억(local memory): 하나의 정보가 한 장소에 모여 저장된 구조.
→ 뇌보다는 디지털 컴퓨터에 가까운 개념.
9. 스스로 배우는 뇌?
퍼셉트론의 자발적 개념 형성
Rosenblatt은 퍼셉트론이 외부의 보상(정답 신호) 없이도,
자극들을 분류하고 스스로 개념을 형성할 수 있다는 가능성까지 제시했습니다.
이건 놀라운 이야기입니다.
강화 없이도 개념을 형성한다고?
Rosenblatt은 다음 조건이 있을 경우, 퍼셉트론이 스스로 분류 경계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합니다.
- 조건:
- 서로 다른 두 클래스(예: 동그라미, 네모)의 자극이 계속 입력됨
- 별도의 정답 제공 없이, 단순히 자극들이 주기적으로 들어옴
- 각 자극에 대한 반응 후, 연결 강도(value)는 점차적으로 감쇠(decay)되거나 회복됨
이 경우 퍼셉트론은 각 자극 클래스에 대해 서로 다른 A-unit 경로를 강화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두 클래스를 구분하는 구조가 스스로 형성됩니다.
자발적 조직화(spontaneous organization)
이런 현상은 생물학적 뇌에서도 관찰됩니다.
예를 들어, 유아는 별도의 피드백 없이도 다양한 시각 자극들을 관찰하면서 ‘사람 얼굴’이라는 범주를 만들어냅니다.
퍼셉트론은 “스스로 분류기”가 될 수 있다
- 초기에는 모든 연결이 랜덤
- 자극이 계속 들어오면, 자극 클래스별로 자주 활성화되는 A-unit 패턴이 생김
- 이 패턴이 점차 강화되며, 반응 경로가 분화됨
- 학습 신호가 없어도 구분 가능해짐
시뮬레이션 결과
Rosenblatt은 이 구조를 IBM 704 컴퓨터를 이용해 직접 시뮬레이션했고,
자극 분류가 실제로 일어나는 것을 확인했다고 보고합니다.
중학생용 비유 🎓
"하루는 친구랑 놀이터에서 놀고, 다른 날은 도서관에서 책을 봐요.
정답을 알려주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놀이터에선 떠든다’, ‘도서관에선 조용히 한다’는 구분이 생기죠.
퍼셉트론도 자극을 반복 경험하면서 이런 분류 경로를 스스로 만들어낼 수 있어요."
뇌과학에서의 시사점
이 모델은 뇌가 ‘지도학습’(정답 주는 학습) 없이도 스스로 패턴을 구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이건 인지발달(psychological development)과도 연결되며, 유아기 지각 능력 형성, 자동 범주화 등 다양한 현상을 설명하는 데 응용됩니다.
🧠 퍼셉트론 시리즈 5회차
Rosenblatt (1958) “The Perceptron: A Probabilistic Model for Information Storage and Organization in the Brain”
10. 퍼셉트론이 남긴 것들
오늘날 뇌 과학에 던진 메시지
Rosenblatt의 퍼셉트론 논문은 단순히 신경망 모델 하나를 제안한 것이 아닙니다.
그는 “뇌가 어떻게 정보를 감지하고 저장하며, 그 정보를 바탕으로 반응하는지”를 신경과학적으로, 그리고 수학적으로 설명하고자 했습니다.
퍼셉트론이 남긴 가장 큰 유산은?
“기억과 반응은 정적인 저장이 아니라, 동적인 연결 변화에 의해 구성된다.”
이 관점은 뇌를 바라보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꿨습니다.
정리해보자: 퍼셉트론의 핵심 메시지
개념 | 퍼셉트론에서의 구현 | 뇌과학적 대응 |
---|---|---|
감각 | S-unit | 감각 세포, 감각 수용기 |
정보 처리 | A-unit | 연합 피질, 중간 뉴런 |
반응 | R-unit | 운동 뉴런, 말초 신경 |
학습 | 연결 강도 변화 | 시냅스 가소성(synaptic plasticity) |
기억 | 분산된 A-unit 패턴 | 분산 기억, 패턴 완성 |
일반화 | 조건부 반응 확률(Pc) | 범주화, 유사 자극 반응 |
자발적 개념 형성 | 강화 없는 패턴 분리 | 유아기 개념 분화, 자동 범주화 |
퍼셉트론 vs Hebb vs McCulloch-Pitts
구분 | 퍼셉트론 | Hebb | McCulloch-Pitts |
---|---|---|---|
구조 | 다층 구조, 확률 모델 | 연결 강화 이론 | 논리 회로 기반 뉴런 모델 |
학습 방식 | 확률적 가중치 강화 | “함께 불타면 연결됨” | 학습 개념 없음 |
기억 저장 | A-unit 간 연결 패턴 | 시냅스 변화 | 없음 (즉시 반응) |
생물학 유사성 | 높음 | 매우 높음 | 낮음 |
퍼셉트론은 Hebb의 이론을 수학화한 모델이면서, McCulloch-Pitts보다 생물학적 유사성과 가변성이 훨씬 높은 모델입니다.
퍼셉트론은 실패했는가?
많은 사람들이 "퍼셉트론은 XOR 문제도 못 풀잖아!"라고 말합니다.
이는 Minsky & Papert (1969)가 퍼셉트론의 한계를 지적한 이후 널리 알려졌죠.
하지만 Rosenblatt은 처음부터 퍼셉트론을 단순한 문제 해결기가 아니라, 뇌 모델로서의 탐구 도구로 제안했습니다.
즉, 퍼셉트론은 실패한 것이 아니라, “뇌의 구조와 기능을 이해하는 발판”이었습니다.
현대 뇌과학과의 연결점
퍼셉트론의 개념은 오늘날 다음과 같은 분야에 깊은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 시냅스 가소성(synaptic plasticity): 연결 강도의 변화가 기억 형성에 핵심이라는 개념
- 분산 기억(distributed memory): 기억이 여러 뉴런 패턴 속에 저장된다는 현대 이론
- 기능적 네트워크 모델(functional connectivity): 뇌의 반응을 연결망 구조로 설명
- 발달심리학: 지도학습 없이도 자극 분류가 가능하다는 점은 유아기 지각 발달 이론과 연결
중학생용 비유 🎓 (최종 정리)
퍼셉트론은 “뇌가 어떻게 공부하고, 기억하고, 반응하는지를 보여주는 모형”이에요.
눈으로 본 자극이 뇌를 따라 전달되면서, 자주 쓰는 길은 점점 더 넓어져요.
그러면 다음에 같은 자극이 오면, 더 빠르고 정확하게 반응하죠.
이건 우리가 공부할 때 반복해서 외우는 것과 아주 비슷해요!
전체 시리즈 요약
회차 | 주요 주제 |
---|---|
1회차 | 뇌가 어떻게 기억하고 반응하는가? 퍼셉트론 구조 개요 |
2회차 | 학습 메커니즘과 수학적 모델링 |
3회차 | 퍼셉트론의 한계와 일반화 능력 |
4회차 | 기억 저장 방식과 자발적 개념 형성 |
5회차 | 퍼셉트론의 유산과 현대 뇌과학과의 연결 |
마무리 한 줄 요약
퍼셉트론은 인공 신경망의 시초일 뿐 아니라, 뇌의 작동 원리를 수학적으로 풀어보려는 첫 시도였다.
3줄요약
의문: 감각 자극이 신경계를 따라 전달되어, 어떻게 적절하고 지능적인 행동을 유도하는가?
모델: 뉴런 간 무작위 연결망에서 자극 경로의 반복이 연결 강도를 변화시키고, 그 변화가 이후 반응을 결정하는 구조를 가진 퍼셉트론을 설계함.
답: 반복된 자극은 특정 반응 경로를 강화하여, 나중에 동일 자극이 들어왔을 때 그 경로를 따라 일관된 행동이 발생함—즉, 자극-행동 연결은 경험에 따라 형성된 연결망 구조로 설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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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차역전파 학습 (0) | 2025.03.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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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logical calculus of the ideas immanent in nervous activity. (McCulloch, W. S., & Pitts, W. , 1943) (0) | 2025.03.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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