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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피 행동, 누가 쉽게 배우고 누가 못 배우는가?

🦊 회피 행동, 누가 쉽게 배우고 누가 못 배우는가?

“학습도 본능 안에서 움직인다” — 생물학적 제약 이론



1. 🧪 회피 행동은 다 똑같이 학습될까?

심리학자들은 오랫동안 회피 행동(avoiding behavior)을 연구해 왔습니다.
예를 들어 동물에게 전기 충격을 주고, 특정 행동을 했을 때 그 충격을 피할 수 있게 해주는 실험입니다.

그런데 실험을 반복하면서 이상한 점이 발견되었습니다.

  • 쥐가 달려서 탈출할 수 있는 경우 → 몇 번만에 쉽게 학습
  • 쥐가 레버를 눌러야 탈출할 수 있는 경우 → 아무리 해도 학습이 안 되는 경우가 많음

이상하지 않나요?
충격을 피할 수 있는 결과는 같은데,
행동의 종류에 따라 학습이 되기도, 안 되기도 합니다.

기존의 회피 이론(예: 이요인이론, 일요인이론, 인지이론)은
이 문제를 설명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심리학자 로버트 볼스(Robert Bolles)는 새로운 설명을 제안했습니다.



2. 🧬 로버트 볼스의 주장: “학습은 본능 안에서만 가능하다”

볼스는 기존의 이론들이 실험실에서만 가능한 방식으로 회피를 설명한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는 자연 상태의 동물은 회피 행동을 배울 필요도 없이,
본능적으로 위험을 피할 수 있는 행동을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타고난 회피 행동을 그는
종 특이적 방어 반응(SSDR, Species-Specific Defense Reactions)이라고 불렀습니다.



 


3. ⚔️ SSDR란 무엇인가?

SSDR은 위험 자극(예: 갑작스러운 소리, 충격)을 받았을 때
각 동물 종이 본능적으로 보이는 방어 행동입니다.
이 반응은 훈련 없이도 자동적으로 나타납니다.

행동 유형 설명 예시
🧊 정지 (Freezing)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음 들쥐가 포식자를 감지했을 때
🏃 도주 (Fleeing) 빠르게 도망침 고양이가 큰 소리를 들었을 때
🐾 공격 (Fighting) 몸을 키우거나 위협 자세 취함 개가 위협받을 때 으르렁거림

이런 행동은 수천 년의 진화 속에서 생존에 유리했기 때문에 자동화된 것입니다.
그리고 중요한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동물은 SSDR과 유사한 행동일수록 쉽게 학습합니다.


4. 🧪 실험으로 본 SSDR의 영향

볼스는 실험을 통해 SSDR이 학습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주었습니다.

🐀 쥐 실험 예시

  • 실험 1: 쥐가 달려서 방을 나가면 충격이 멈춤
      → ✅ 대부분의 쥐가 1~2회만에 바로 학습

→ 도망가는 행동은 쥐의 대표적인 SSDR이며, 자연상태에서 자주 사용하는 생존 전략입니다.

  • 실험 2: 쥐가 레버를 눌러야 충격이 멈춤
      → ❌ 많은 쥐가 수십 회 시도해도 학습 실패

→ 쥐는 위험 상황에서 레버를 누르는 동작을 하지 않습니다.
야생에서 쥐는 손으로 무언가를 누르지 않습니다. 이 행동은 SSDR과 거리가 멉니다.

📊 정리: 행동의 SSDR 유사도와 학습 성공

회피 행동 SSDR과의 관련성 설명 학습 속도
도망치기 도망은 쥐의 생존 본능 중 하나 → SSDR과 높은 유사성 매우 빠름 ✅
레버 누르기 손으로 누르는 행동은 쥐에게 비자연적 → SSDR과 무관 매우 느림 ❌


 


5. 🐦 비둘기의 예: 쪼는 건 쉬운데, 쪼는 회피는 어렵다?

비둘기의 경우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납니다.

  • 먹이를 얻기 위해 버튼(키)을 쪼게 하는 건
      → ✅ 매우 쉽게 학습됩니다.
      → 비둘기는 본래 쪼는 행동이 익숙합니다.
  • 그러나 전기 충격을 피하기 위해 버튼을 쪼게 하면
      → ❌ 거의 학습되지 않습니다.
      → 위험 상황에서 비둘기는 날거나 퍼덕이는 게 SSDR입니다.
      버튼을 쪼는 건 위협 상황에서는 전혀 자연스럽지 않은 행동입니다.

6. 🛠️ 그럼 해결 방법은 없을까? SSDR에 맞춰 행동을 바꿔라

연구자들은 SSDR과 유사한 행동으로 조작을 설계하면
학습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 사례 1: Rachlin (1969) — 비둘기의 날갯짓 활용

  • 비둘기는 충격을 받을 때 날개를 퍼덕입니다.
  • 버튼을 날갯짓으로 작동할 수 있게 만들었더니
      → ✅ 회피 행동을 성공적으로 학습

✅ 사례 2: Modaresi (1990) — 쥐의 도약 본능 활용

  • 쥐는 위험 상황에서 위쪽으로 도약하거나 높은 곳으로 도망가는 경향이 있습니다.
  • 레버를 벽 위쪽에 설치하고, 레버를 누르면 ‘안전한 플랫폼’이 나타나도록 했습니다.
      → ✅ 쥐가 훨씬 빠르게 회피 행동을 학습


7. 🧾 요약: 생물학적 제약 이론의 핵심 정리

항목 설명
이론 이름 생물학적 제약 이론 (Biological Constraints Theory)
핵심 개념 동물의 본능적인 방어 반응(SSDR)이 학습 가능성을 결정
SSDR이란? 각 종이 위협에 반응하는 본능적 행동 패턴
학습이 쉬운 경우 회피 행동이 SSDR과 유사할 때
학습이 어려운 경우 회피 행동이 SSDR과 무관하거나 복잡할 때
해결 방법 SSDR에 맞는 방식으로 조작 환경을 설계
대표 연구자 Robert Bolles, Rachlin, Modaresi 등


✅ 마무리 한마디

“학습은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다.
  몸이 기억하고 있는 방식으로만 된다.”

생물학적 제약 이론은
모든 행동이 학습될 수 있다는 전통적인 행동주의 관점에 중요한 반론을 제기합니다.
동물이 본능적으로 익숙한 행동 방식이 아니면,
그 보상이 아무리 크고 강력하더라도 학습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 그래서 회피 행동을 가르치고 싶다면,
그 동물이 어떻게 위협에 반응해왔는지부터 살펴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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